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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스펙트럼

by yaying 2021.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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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by 김초엽

 

 

SF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게 이번 책은 사실 처음엔 부담으로 다가왔다. 워낙 이해력과 상상력이 풍부하지 못해 읽는 데 꽤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러 단편 중에서 가장 쉽게 읽혔던 소설이 하나 있었다. 바로 ‘스펙트럼’.

 

그중에서도 가장 내 이목을 끈 생명체는 ‘루이’였다. 색상의 차이를 의미로 받아들여 기록하는 이들, 영혼이 이전 개체에서 다음 개체로 이어진다고 믿는 이들, 이전 개체가 남긴 기록을 읽고 습득하여 그들의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들, 짧디짧은 인생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데 열중하는 이들... 낯선 이들에게 배울 점이 참 많았던 것 같다.

 

#관계 

먼저, 첫 번째 루이와 그다음 루이 간 관계는 무엇일까 생각했다. 한 개체의 영혼을 다음 개체가 이어간다고 생각하니 처음에는 부모-자식 간 관계와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했다. 예전에 지인 분이 본인의 영혼과 존재의 일부가 아들에 담겨있다고, 그래서 본인이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본인의 영혼과 기록은 아들을 통해서 계속 남아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었다. 부모-자식보다는 동시대에 살지 않는 복제인간들이라 생각하는 게 더 나을까? 후손, 복제인간이라 단순 규정하기에 이들의관계는 너무나도 복잡했다.

그러다가 문득 든 의문점 하나. 이들은 왜 굳이 하나의 개체로 생명을 연장하고 싶어하는 걸까? 루이가 아닌 다른 개체로태어날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다른 무리인으로 태어나고 싶어할까? 

제2의 루이, 제3의 루이로 태어나기를 원하는 이들은 이전 개체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존중이 깊어서, 첫 번째루이의 기록(루이가 만난 인연들, 경험들)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어서가 아닐까라고 혼자 결론을 지었다. 

그렇담 희진과 루이들 간 관계는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다르디 다른 두 존재가 감정 하나로 서로를 소중히 하고 존중하는 모습에서 인간과 외계인(?)을 아우를 수 있는 따뜻함,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스펙트럼

색상의 차이/종류를 무리인들과 인간이 인지하는 깊이와 정도가 다르듯이, 인간과 무리인이 인식하는 색/빛의 스펙트럼 또한 상당히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보지 못하는 수많은 색상을 무리인들은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제목 ‘스펙트럼’은 인간이 갖지 못한 무리인들의 확장된 사고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무리인들에게 색상이란 한 존재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 존재를 이 세상에 기록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나는 과연 어떠한 색상으로 무리인들에게 기록될지, 나를 구성하는 색상들은 과연 무엇일지, 그게 무엇이든 간에 앞으로 내가 채워나갈 색들이 기대되는 이유는 내가 소중히 하는 인연들 그리고 나를 소중히 하는 인연들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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